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에세이

더 길이 없다.

kwakjun0 2009. 9. 25. 11:02

내가 사랑하는 그녀는
늘 내게 상냥한 목소리로 말을 한다.
그녀는 어리석은 내게 단 한 번도
화를 낸 적이 없으며, 언제나
진실만을 말한다.
그녀가 내게 말했다.
"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. 500미터
전방에서 우회전하세요."
그녀가 내게 말했다.
"이대로 계속 직진하세요."

늘 친절한 그녀의 안내로
목적지에 다다랐다고 생각할 즈음
그녀가 내게 유턴하라고 말했다.
갈길을 모르며, 그녀만을
의지하며 믿고 온 길.

더 길이 없다.

출처 : 참 서툰 사람들(박광수)